법관에 의한 형법규정 해석의 범위와 한계-실화죄에 관한 형법개정안을 계기로 본 입법론적 고찰-
? The Range and Limits in the Analysis of the Criminal Law by the Judge
이광수(한양대학교)
360호, 64~87쪽
초록
죄형법정주의는 헌법에 의하여 선언된 형법의 최고 지도원리로서 성문법주의, 명확성의 원칙, 유추해석 금지의 원칙 등을 포함하는 원리이다. 형벌법규가 이처럼 성문법주의를 원칙으로 함에 따라 형법규정이 문자로 표현되면서 입법자가 그 문자로 나타내고자 했던 취지와 실제 표현된 문장의 의미가 서로 다르게 이해되는 문제가 생겨나고, 일상적인 용어가 아닌 전문적이고 축약적인 용어의 선택으로 말미암아 그 용어가 갖는 의미를 일상 속의 구체적인 사건에서 파악하여야 하는 해석의 과정이 필수적으로 요청된다. 여기서 확장해석과 유추해석이 문제로 되는데, 우리 형법 학계의 통설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유추해석은 엄격하게 금지되지만 확장해석은 허용된다는 입장이고, 판례도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ㆍ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아니되지만, 형벌법규의 해석에서도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 법률의 입법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은 허용될 수 있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상습범으로서 포괄적 일죄의 관계에 있는 여러 개의 범죄사실 중 일부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그 확정판결의 사실심판결 선고 전에 저질러진 나머지 범죄에 대하여 면소판결을 선고하기 위한 요건에 관한 대법원 2004. 9. 16. 선고 2001도3206 전원합의체 판결을 위시하여 여객자동차운송사업면허를 받거나 등록을 하지 아니한 채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는 행위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1조 제1호 위반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대법원 2004. 11. 18. 선고 2004도1228 전원합의체 판결, 후보자의 배우자가 선거사무원에게 유권자 제공용으로 금전을 교부한 행위가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12조 제1항 소정의 ‘기부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대법원 2002. 2. 21. 선고 2001도2819 전원합의체 판결 등에 있어서 보듯이 판례의 태도가 반드시 유추해석이나 확장해석을 제한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하여는 의문이 제기된다. 해석에 의한 형벌법규의 흠결이나 보완의 필요성이 있음은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그러한 해석의 태도가 자칫 위와 같은 형벌법규의 흠결을 장기간 방치하면서 이를 사법기관인 법원의 해석에 의존하여 해결하게 된다면, 법관은 제정된 법을 제압하고 싶은 끊임없는 유혹과 법관 자신 의 정의관념으로 법적 척도를 대체시키고 싶은 유혹에 직면하게 될 것인데 이는 법제정권한을 사법기관과 분리된 입법기관에 부여하는 권력분립의 원칙을 위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글에서는 그 동안 헝벌규정의 해석과 관련하여 대법원 판례로 문제가 되었던 사례 중 최근에 국회에 개정안이 제출된 형법 제170조 실화죄에 관한 대법원1994. 12. 20. 94모32 전원합의체 결정 및 이를 둘러싸고 최근까지 이어져 온 해석상의 논의를 살펴보면서 그동안의 논의가 해석 또는 유추냐의 여부를 둘러싼 추상적인 학문적 논의에 머물렀음을 비판하면서, 법규의 흠결을 해석으로 보정할 수 있는 일반기준을 검토하고 법관이 구체적 사건에서 법규정의 불비로 처벌할 수 없음을 선언하는 것이 오히려 죄형법정주의를 엄격히 준수하면서 입법자와의 의사소통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아울러 일본 형법을 무비판적으로 계수한 현행 형법의 실화죄에 대한 조문체계의 정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 발행기관:
- 대한변호사협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