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지방자치의 본질과 당위의 관점에서 본 경찰자치제 정부안에 대한 검토
Nature and Necessity of Local Self-governing Police system -A Review on Government Bill of Local Self-governing Police system
이호용(강릉대학교)
54권 7호, 171~199쪽
초록
최근 여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경찰자치제의 시행을 잠정적으로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주로 경찰자치를 위한 재정문제가 중요한 걸림돌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이외에도 현재 정부가 제시한 도입안은 진정한 의미의 경찰자치제를 이루고자 하는지에 의심이 들 정도로 중요한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경찰지방자치의 본질과 당위를 이론적으로 밝히고 그 근거에 따라 현재 경찰자치제에 대한 정부안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주제가 진부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으나, 지금까지 경찰자치제에 대한 연구는 주로 경찰자치제의 조직체계와 사무내용, 재정문제 등에 관한 것이나 외국의 자치경찰의 사례를 참고한 경찰자치제의 모형들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수준의 논의로, 경찰자치제가 시행되는 것을 전제로 한 세부적이고 각론적인 내용들을 다루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 경찰자치제가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논의는 거의 없었다. 어떤 제도에 대해 논란이 많을수록 원리로써 풀어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본질적인 차원에서 경찰지방자치의 의미와 당위를 다루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크게 두 가지 측면 즉, 지방자치의 내용으로서의 경찰자치와 경찰작용의 한 내용으로서의 경찰자치의 발전 경향을 설명하면서 경찰자치가 반드시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주민자치로 발전하는 지방자치의 측면에서나, 일반적 리스크 행정으로 발전하는 경찰작용의 측면에서나 그것이 추구하는 바는 '시민' 내지 '인권'이며, 이를 위해서는 능률성이나 통일성을 담보하는 국가경찰보다는 민주성을 담보하는 경찰자치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 사회가 능률성과 민주성을 함께 확보하기를 요구하므로 양자간의 조화와 융합이 중요하다. 따라서 경찰자치제의 모형도 절충형 시스템을 취하여야 한다.그런데, 현재 정부안에서의 경찰모형은 국가경찰과 완전히 분리된 이원적 모델을 취하면서 그 단위는 시·군·구로 하고, 시장·군수·구청장에 소속된 과 단위의 경찰자치제의 형태이다. 이원적 모델을 취하다 보니 그 실시단위를 크게 할 수 없게 되고, 따라서 이 모델은 우리나라에서 상정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형태의 자치경찰이고 가장 적은 업무 범위를 가지고 있다. ‘파출소자치경찰’이니 ‘방법자치경찰’이니 하는 말이 나오는 것과 같이, 이것으로 과연 경찰자치제의 본연의 의미를 살릴 수 있을까 의심이 든다. 또 지방자치단체에 예속된 조직을 취함으로써 지역주의에 의한 부정부패나 자치단체장의 비리를 수사할 수 없고 오히려 지방경찰의 지치단체장의 사병화가 될 우려가 있다. 자치경찰의 올바른 방향을 위해서는 광역단위의 경찰자치제를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시․도경찰위원회와의 이원화를 통해서 견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또 현재 진행중인 경찰자치제의 이론적 배경이 수사권 조정의 문제와 함께 ‘분권을 통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차원에서 경찰자치제의 모델이 모색되어야 한다. 예컨대 분권의 원리에 따라 완전한 수사권 독립을 추구하면서 경찰자치제는 최소한의 규모로 한다면 지금도 조직과 권한 면에서 막강한 세력인 국가경찰에 더 권력을 더해주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분권을 통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모토가 무색해 질 수 있다. 또 견제와 균형이 목적하는 바는 결국 ‘시민’ 내지 ‘인권’임을 상기한다면 국가경찰권도 적절히 경찰 자치권으로 분권화 되어야 한다.
- 발행기관:
- 사단법인 법조협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