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의 적용제외와 증권거래법 - 미국 Credit SUISSE Securities llc v. Glen Billing Case를 중심으로 -
Exemption of Monopoly Regulation and Fair Trade Act and Securities and exchange Act
박순철(대검찰청 검찰연구관)
57권 4호, 243~274쪽
초록
최근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IPO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IPO 이후 추가로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게 하거나(laddering) 다른 인기없는 주식을 끼워 팔거나(tying)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 투자자들이 제기한 반독점소송에서, 증권규제법과 독점금지법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 독점금지법의 적용을 묵시적으로 제외하여야 한다는 연방대법원 판결이 2007. 6. 18. 있었다. 그 요지는 먼저 자본조달 및 주식분산을 위한 IPO 절차와 인수회사들의 공동인수행위는 핵심적인 증권관련활동이고, SEC는 그에 대한 규제권한을 갖고 충분히 규제하여 왔다. 그리고 SEC가 IPO 절차와 관련하여 허용되는 행위와 금지되는 행위를 세밀하고 복잡한 기준에 규정하고 있음에도 그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그에 대한 일관되고 객관적인 판단은 증권전문가인 SEC만이 가능하다. 따라서 증권규제법과 독점금지법이 모두 적용되어야 하는 사안에서 양법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 묵시적으로 독점규제법의 적용을 제외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증권거래법과 공정거래법의 충돌문제가 현실화된 사례는 없는 듯하나 우리나라의 증권거래법 내용이나 증권시장에 대한 규제체제 및 공정거래법의 내용 등이 미국의 경우와 거의 유사하여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위 판례에서 제시된 원칙을 근거로 공정거래법 제58조의 적용제외 규정과 증권거래법과의 관계를 고찰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공정거래법 제58조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먼저 당해 법령에 구체적인 근거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그에 따른 행위는 당해 법률의 목적과 취지 내에서 필요한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또한 정당하여야 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다만 행위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기준에 대하여는 여러가지 견해가 나뉘고 있는데 원칙적으로 경쟁제한적 내용을 갖고 있는 개별 법률의 입법취지와 경쟁촉진을 목적으로 하는 공정거래법 입법취지 그리고 경쟁제한의 현실적인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상당하다. 그러나 위와같은 판단기준에 따라 정당성을 판단하더라도 위 판례의 경우처럼 증권거래법과 공정거래법이 명백하게 충돌하거나 정당성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궁극적으로 어느 법의 취지를 더 존중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에 봉착한다. 증권거래법은 그 동안 효율적인 시장경제에 부합하도록 수차례의 개정되어 와서 반경쟁적 요소가 적을 뿐 아니라 증권분야 정책에 대한 입법자들의 결단을 존중할 필요가 있고, 전문가인 금융감독위원회가 증권거래법의 취지에 따라 증권분야에 대한 감독권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규제하여 오고 있는데 증권시장에서의 핵심적인 증권관련활동에 대한 법위반 여부를 공정거래법의 입장에서 판단할 경우 불합리한 결과나 위험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므로 결국 증권거래법의 입법목적을 더 존중해야 한다.
- 발행기관:
- 사단법인 법조협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