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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인권과 정의2008.04 발행KCI 피인용 7

장도(張燾)의 형법이론과 형법사상

Criminal Theory and Thought of Lawyer Jang-do

허일태(동아대학교)

380호, 127~143쪽

초록

한국의 근대 형법과 형법학은 갑오개혁 이후부터 태동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일본의 강 압적 영향력하에 이루어진 면이 없지 않으나, 선각자적 시각을 갖고 있던 구한말 조선의 개혁사상가들 에 의해 주체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들 중 장도는 관비유학생의 한 사람으로 일본 유학을 통하여 근대법학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또한 일본에서 법실무까지 익힌 후 1899년 조국에 귀국하였다. 귀국 직후인 1900년부터 광흥학교에서 형법 과 재판소구성법 등을 강의하였으며, 1905년에는 한성사립법학교와 보성전문학교 및 양정의숙에서 형 법과목을 강의하였다. 그 후 법관양성소의 교관으로 임명되어 형법강의를 하였다. 비록 일본인 岡田의 형법교과서를 많은 부분 모방하였기는 하였지만, 최초로 체계적 형법교과서를 저술하였다(비록 오늘날 의미에서 볼 때 표절저서라고 볼 수 있지만). 그는 이러한 점에서 근대 한국의 최초의 형법학자로 부 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평리원 검사로 1905년 7월에 임명되고, 동년 11월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출간된 법학잡지인 “법 학협회잡지” 제1호에 ‘법률상의 인격론’이라는 논설을 실었고, 같은 달 법부(法部) 법률기초위원을 겸임 하였으며, 변호사 시험위원으로도 활동하였다. 1908년에 변호사 등록을 하였으며, 1919년에는 조선변호 사회 회장에 당선되었다. 장도는 갑오개혁의 산물로서 법학자이자 법실무가였다고 할 수 있다. 그가 1896년 일본에서 법학공 부를 할 무렵에는 프랑스 법학자 보아소나드에 의한 절충주의 형법학이 점차 퇴조하고, 진화주의에 입 각한 주관주의 형법학이 기세를 드높이고 있었던 시기였다. 그가 당시 유학한 동경법학원에는 형법학 자로 유명한 江木衷 교수가 강의하고 있었으며, 江木衷 교수는 기본적으로 절충주의 형법학의 입장에 가까웠다. 형법이론상 절충주의의 핵심내용은 근대시민사회의 성립기에 형성된 고전주의 계보에 속하 면서 이것에 수정을 가한 이론이다. 즉, 형법의 규정에 엄격하게 구속되어야 한다는 고전주의 형법관에 대해 법관의 재량을 다소 인정하고 형벌의 준엄성과 고정성을 완화하려는 입장이 다름 아닌 절충주의 형법이론이다. 장도가 江木衷으로부터 배웠을 법한 형법에 대한 장도의 사상은 그러나 江木衷과 전혀 다른 입장인 岡田朝太郞의 형법사상을 따랐다. 岡田 사상의 핵심은 진화론에서 출발하였다. 岡田에 의하면, “우리가 진리로 여기는 자연법주의(진화론의 입장)에서는 인류를 생물로 보고 인류에 의해 성립된 사회를 생물 진화의 이치에 의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게 된다.” 岡田은 이러한 진화론에 터 잡아 형법이론을 개 인의 인권을 중시하는 객관주의 입장보다는 국가나 사회의 번영을 중시하는 주관주의의 입장에서 관철 시켰다. 그가 설명한 형벌권의 근거와 형벌관도 진화주의의 산물이었으며, 범죄론도 주관주의 입장에 따른 신파의 이론을 따랐다. 사형제도에 관해서는 폐지론 쪽에 가까웠고, 죄형법정주의를 철저히 신봉 하였다. 장도는 岡田의 이러한 사상을 그대로 계승하였다. 진화주의를 따르게 된 논거도 岡田의 그것과 다를 바 없고, 죄형법정주의의 철저화 및 범죄론의 체계도 역시 岡田을 모방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그가 저 술한 형법총론은 학술적 가치가 그리 크다고 할 수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장도는 한국 땅에서 우리말로 된 체계적인 형법교과서를 처음으로 출판하였다. 비록 일본 형법학자 책을 많은 부분 모방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그의 형법총론을 통하여 당시 많은 분이 근 대 형법학을 접하고, 배우는 계기를 가져다 주었음은 무시할 수 없는 업적으로 보인다. 게다가 그가 편 집한 신구형법대전은 당시 조선시대의 율령제도에서 근대법전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과 전문가들에게 야기되었던 신구형법전의 혼란을 극복하는 데에 크게 기여하였고, 현행법의 법령을 적극 적으로 계몽하는 큰 역할을 하였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바로 이런 점에서 장도에 대해 그 의 근대 한국의 형법학 발전에 대한 기여를 과소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발행기관:
대한변호사협회
DOI:
http://dx.doi.org/10.22999/hraj..380.200804.005
분류:
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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