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죄협상제도에 관한 연구
Die Verständigung im deutschen Strafprozeß
이인석(서울남부지방법원)
57권 8호, 227~255쪽
초록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유죄협상(Plea Bargaining, Absprache/Verständigu-ng)의 도입 여부가 학계와 실무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흥미로운 점은, 영미에서 기원한 유죄협상제도를 받아들이려고 하는 대륙법계 국가인 우리나라와 독일의 논의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사기관에서 신속한 절차종결 및 복잡한 사건의 증거수집상 편의를 위하여 유죄협상을 도입하여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함에 반하여, 독일에서는 수사단계에서의 수사기관과 피의자 사이의 협상은 사실상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오히려 기소 후에 판사, 검사, 변호인이 참여하여 이루어지는 유죄협상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죄협상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없는 독일의 형사재판실무에서 언제부터 유죄협상이 시도되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형사재판에서 유무죄 판단도 당사자인 검사와 피고인의 합의의 대상이 된다는 영미법계의 전통과는 달리 대륙법계 국가인 독일에서는 정의는 거래의 대상이 아니라는 기본관념이 뿌리깊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한 중에도 실무상 기소 후 법원에 의하여 유죄협상이 계속하여 이루어져 왔는데 독일의 특이한 상황은, 법원 판사들이 업무과중을 해결하기 위한 소송경제적인 이유로 실무상 유죄협상을 행하여 왔던 것을 연방헌법재판소와 연방일반대법원(BGH)에서 일정한 요건하에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과 독일에서 형사소송법의 개혁(Reform)을 준비하면서 유죄협상이 논의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실무상 행하여지는 유죄협상을 어느 정도 승인하면서, 법치국가원리가 손상되지 않도록 유죄협상의 적법성과 한계에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선진 각국의 제도를 이야기할 때 스스로에게 유리한 단면만을 이야기하고 전체적인 배경을 생략한다면 그러한 논의는 위험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일에서의 유죄협상과 관련된 논의를 소개하여 앞으로 우리의 논의가 독일제도에 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행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 발행기관:
- 사단법인 법조협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