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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법조2008.10 발행KCI 피인용 1

국제형사절차에 있어서 인권보호

Human Rights in International Criminal Proceeding

박병도(건국대학교)

57권 10호, 54~88쪽

초록

현행 국제법은 국제평화와 안전을 위협·파괴하거나, 인권 및 인도적 가치를 대규모적이고 심대하게 침해한 개인을 형사처벌할 수 있는 국제형사사법체계를 확립하고 있다. 오늘날 국제법은 해적행위, 노예매매, 전쟁범죄, 집단살해죄, 인도에 반하는 범죄, 침략행위 등을 국제법에 의한 ‘개인의 국제범죄’로 인정하여 형사소추 및 처벌할 수 있는 국제형사관할권을 확립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10여년 동안 발칸과 르완다의 대량학살자에 대한 소추와 집단살해, 전쟁범죄, 인도에 반한 범죄에 대하여 관할권을 행사하는 ICC의 창설을 통하여 국제형사법의 눈부신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은 실체법체계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고, 불행하게도 국제형사절차의 발전은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국제형사절차에서 피의자, 피고인, 피해자 및 증인의 인권보호 측면에서 여전히 문제가 많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왜 국제형사 실체법은 발전하는데 국제형사절차는 뒤떨어지고 있는 것일까? 왜 대부분의 국가의 국내형사법체계에서 보호되는 것과 같이 이들의 권리가 보호되고 있지 않은가? 이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ICC 형사절차에서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선, ICC의 관할대상이 되는 범죄의 경우, 그 범죄의 중대성에 비추어볼 때, 당해인에 대해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인권이 침해될 소지가 높다는 것이다. 우리는 주로 국제형사재판소가 인권의 보호를 향상시키기 위한 중요한 도구라는 인식에 머무는 경향이 있으나 이들 재판소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인간의 자유와 안전 등의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뉘른베르크 국제군사재판소와 극동국제군사재판소가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잔학한 행위를 저지른 개인에게 국제형사책임을 추궁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국제형사법 분야뿐만 아니라 국제인권법의 발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재판소의 경험은 ‘승자의 정의’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승전국이 기소와 판결을 담당함으로써 승자의 범죄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버렸고, 패전국의 국제범죄행위에 대한 부분만 강조되었지 피의자 및 피고인의 인권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등한시하였다. 이후 ICTY 및ICTR가 설치·운영되면서 국제형사사법제도가 주요 국가의 형사사법체계를 반영하여 많은 변화를 보여 주고 있다. 특히 ICTY와 ICTR는 그 형사절차에서 흉악한 인권침해라는 범죄행위를 저지른 자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및 피고인에게도 국내형사절차에서 보호되고 있는 적법절차 보장이 이전의 두 재판소에 비해 한 단계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국제인권기준 및 대부분 국가의 국내형사절차에서 보장하고 있는 피의자 및 피고인의 인권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이 있다. 이 논문에서는 이러한 비판적 의식을 바탕으로 ICC의 형사절차에서 피의자 및 피고인의 인권보호 장치를 ICC규정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이전의 특별형사재판소들에 비해 향상된 인권보장 내용을 평가하고, ICC의 형사절차에서 보완 및 개선되어야 할 사항을 제시하고자 한다. 로마규정은 이전에 설치·운영되었던 특별형사재판소들과는 달리 대부분의 국가의 국내법체계에서 발견되는 형법의 일반원칙을 비교적 광범위하게 포섭하고 있는 최초의 국제문서로서 평가될 만하며, ICC는 인권보호를 향상시키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물론 ICC가 인권 및 인도적 가치를 대규모적이고 심각하게 침해한 자를 처벌함으로서 인권의 국제적 보호를 증진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하지만, 범죄 실행 혐의자를 처벌하기 위한 형사절차의 진행단계에서도 국제인권법에서 인정되고 있는 인권보호절차를 보장함으로서 피의자 및 피고인의 권리 보호에도 기여 할 것이다. ICC 관할대상범죄의 중대성이나 잔혹성에 비추어 볼 때 그들의 인권을 논의하는 것이 ‘정의’에 반하는 것이라는 비난과 함께 ‘누구를 위한 인권인가?’라는 회의적인 인식을 가질 수도 있겠으나 오늘날 대부분 국가의 국내형사법체계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이 이들의 인권보호도 가치 있는 것으로 반영하고 있다. 즉 이미 대부분 국가의 국내형사절차에서는 피의자 및 피고인의 인권보호가 중요시되고 있고,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여러 가지 인권보호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따라서 앞으로 국제형사절차에서도 국내형사절차에서 인권보호와 동일한 수준의 인권보호가 이루어져야 마땅할 것이다.

발행기관:
사단법인 법조협회
DOI:
http://dx.doi.org/10.17007/klaj.2008.57.10.002
분류:
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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