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보도와 불법행위책임-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다65620 판결(공보불게재) -
Naming names and torts
이연갑(연세대학교)
58권 6호, 325~357쪽
초록
최근 한 연쇄살인범의 실명과 사진을 보도한 신문기사를 계기로, 범죄용의자 또는 피의자에 대한 실명보도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대법원은 이미 1998. 7. 14. 선고 96다17257 판결에서 범죄에 관한 보도는 일반적으로 공익성이 인정되지만, 범인의 신원에 관한 보도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그 후 대법원이 범죄보도에서 범죄용의자 또는 피의자의 실명을 보도하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익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다. 대상판결은 정신과의사인 원고가 무자격자로 하여금 마약류를 취급하였다는 내용의 보도를 한 언론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공익성이 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하면서, 위 96다17257 판결을 인용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위 96다17257 판결을 기계적으로 적용한 것으로, 사안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대상판결에서는 정신과의사의 직무에 관련된 행위가 범죄의 내용이고, 그 범죄로 인하여 불특정 다수에게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사안에서 실명보도를 하였다. 반면 위 96다17257 판결에서는 가정주부가 이혼소송 중 남편을 청부폭행하려 했다는 내용의 보도로서, 그 범죄로 인하여 불특정 다수에게 위해가 발생할 우려는 없다. 앞의 것은 정신과의사의 자격이나 자질에 관한 사회적 평가 내지 비판의 자료로서 그의 실명이 공개될 필요가 있었지만, 뒤의 사안에서는 그와 같은 필요성이 없었다. 그러므로 대상판결에서 위 96다17257 판결을 인용하여 공익성을 부인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
- 발행기관:
- 사단법인 법조협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