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행정소송제도의 재구성을 위한 시론적 연구
강재규(인제대학교)
39권 1호, 283~317쪽
초록
전통적으로 행정주체는 공익을 대표하고 공익을 위해서만 활동한다고 파악해왔다. 따라서 행정주체가 ‘공익실현’이라는 행정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제정된 수많은 근거법이 행정실체법이다. 이러한 행정실체법은 행정주체가 준수하여야 할 행위규범이다. 이와 같이 행정주체가 행정실체법에 근거한 다양한 활동을 함으로써 ‘공익’이라는 행정목적이 실현되고 그러한 공익은 ‘국민의 권익(법률상 보호이익)’이든 ‘반사적 이익’이든 결국 국민의 이익이 된다. 그리고 행정주체의 공익실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은 헌법의 기본원리이자 행정법의 일반원리인 ‘법치주의’, ‘법률에 의한 행정의 원리’의 틀 속에서 이루어져야만 한다. 환경 관련 소송 등에서 제시된 법원의 판시는 국가 등 공익사업자의 위법한 행위에 지나치게 관대하다. 이는 법치주의의 기원이 국가기관, 특히 행정기관이 국가법령을 철저히 준수함으로써, 시민의 재산과 자유를 보장하려는데 있었음을 망각하는 태도이며, 일반 국민에 대한 법집행의 엄격함을 고려할 때에도 형평성을 현저히 해친다. 행정주체의 적법성을 담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행정실체법에 대응하는 절차법인 행정심판법과 행정소송법에 따른 행정구제제도는 항고쟁송과 당사자쟁송이라는 주관쟁송제도가 주축으로 설계되었다. 주관쟁송은 ‘사익’의 보호가 목적인데 반해, 객관쟁송은 ‘공익’의 보호가 목적인 쟁송제도이다. 따라서 현행 행정쟁송제도는 행정실체법이 지향하는 목적과 달리 그 절차법인 행정심판법이나 행정소송법은 모두 항고쟁송이나 당사자쟁송과 같은 주관쟁송이 중심이어서 행정실체법이 실현하려는 ‘공익’보다는 오히려 ‘사익’의 실현에 기여한다. 주관소송 중심으로 구성된 현행 행정소송법제 아래서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담보하고 공익을 지키고자 제기되는 환경소송 등에서 원고의 승소율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이유는, 그에 합당한 소송법제가 마련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 따라서 필자는 민중소송이나 기관소송 등 행정목적인 공익실현에 부합하는 ‘객관소송제도’야말로 행정쟁송제도의 예외가 아닌, 원칙적인 쟁송형식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행정(법)의 목적인 공익의 실현이 소송제도를 통해서도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현행소송제도가 예외적으로만 인정하는 객관소송제도를 일반적인 행정쟁송제도로 자리매김하도록 현행 행정소송제도에 대한 구조적인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항고소송 중 취소소송 등은 객관소송으로 구성하여야만 행정 실체법이 추구하는 공익의 실현에 부응하는 실효적인 행정쟁송제도의 구축이 될 것이다. 행정의 위법한 처분이 있을 경우, 그것이 국민의 권익침해 여부에 상관없이 주권자인 국민이라면 누구나 소송을 제기하여 행정의 적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야말로, 사법제도를 통해서도 우리 헌법이 지향하는 민주주의․국민주권주의․법치주의 원리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 발행기관:
- 한국공법학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