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증거개시제도의 바람직한 운용방향
A desirable direction in the application of criminal discovery system
민영성(부산대학교)
1권 3호, 3~37쪽
초록
증거개시는 강제수단을 사용함이 없이 당사자 간의 증거의 편재를 해결할 수 있는 대단히 유용한 제도이다. 개정 형사소송법(법률 제8496호)은 검사가 보유하고 있는 증거에 대한 증거개시뿐만 아니라 일정한 경우 피고인 측이 보유하고 있는 증거에 대한 증거개시도 인정하고 있다. 증거개시제도는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 그 주안점이 있다는 것을 먼저 확인해 둘 필요가 있고, 그러한 관점에서 개정법의 내용에 대한 해석과 보완을 요하는 점, 운용상 유의할 점을 검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무고한 자의 불처벌을 위한 소위 ‘사실인정의 적정화를 위한’ 증거개시에 더하여, ‘절차의 적정화’를 위한 증거개시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피의자의 신병구속근거를 묻고 그 정당성을 검증하는 역할이 포함된 수사자료 전반에 대한 공소제기 전 개시는 대단히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개정법은 수사단계에서의 증거개시의 절차 및 범위 등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아니함으로써 수사과정에서의 피의자의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행사되기 어려운 문제점을 그대로 남기고 있다. 개정법 제266조의3 제1항은 증거개시의 대상을 서류 또는 물건의 목록에 대한 개시와 서류 또는 물건 자체에 대한 개시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다. 특히 검사가 신청할 예정인 증거 이외에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까지를 포함한 전면적 증거개시를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공소제기된 사건에 관한 서류 등의 목록은 검찰 측 수중에 있는 증거의 개시의 적정성을 담보하고, 피고인 측의 불복신청에 불가결한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피고인에게 유리한 자료의 탐색을 보장해주는 기능도 담당하게 된다. 수사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나 증거개시가 실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수사기관의 목록작성의무 규정이 국회 입법과정에서 삭제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런 일이라 하겠다. 검찰 측의 증거개시와 관련하여 가장 첨예하게 논쟁이 되고 있는 부분이 바로 검찰 측이 소환할 증인의 목록과 증언내용의 공개 여부이다. 미국의 Jencks법과 일본의 판례는 증인의 주신문 종료 후 반대신문 전의 단계에서 개시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으나, 주신문 종료를 기다리지 않고 개시를 인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주신문 종료 후 조서를 개시해서 피고인 측으로 하여금 검토하게 한 후 반대신문으로 이행한다고 하는 방식은 필연적으로 주신문과 반대신문을 분리하여 심리의 원활한 진행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주신문 직후에 그것을 탄핵한다고 하는 반대신문이 갖는 본래의 효과를 현저히 감쇄시키는 것으로 된다는 점에서 적절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시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는 것으로 논의되는 수사기관의 내부문서(work product)의 범위와 관련하여, 미국에서는 자료의 종류에 착안하여 특정의 자료를 일률적으로 개시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연방형사소송규칙형과, 자료의 내용에 착안하여 법률가와 그 보조자의 지적활동의 성과(심증, 지적ㆍ정신적 활동의 소산)에 한정해서 보호하려고 하는 ABA기준형의 두 가지 입법형식이 병존하여 기능하고 있으나, 문서의 작성형식이 아닌 내용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따라서 개시제한의 범위를 양 입법형식의 최대공약수인 opinion work product에 한정하여 해석ㆍ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의해 도입된 증거개시신청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서 개시거부나 제한사유는 엄격하게 해석되어져야 한다. 따라서 검사가 증거개시를 거부 또는 제한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열람ㆍ등사로 인하여 폐해의 발생이 우려된다는 정도로 막연하게 그 거부 또는 제한의 사유를 밝혀서는 안 되고, 대상이 된 수사기록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ㆍ검토하여 어느 부분이 어떠한 제한 사유에 해당되는지를 주장ㆍ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진실발견 ‘협력의무’ 내지 ‘공정성’을 근거로 피고인 측도 동등하게 소추 측에 대해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개시해야 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해서도 증거개시의무의 부과를 당연시하는 것은 진술거부권과 저촉될 위험성이 크므로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야 한다.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검사의 증거개시요구의 범위는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제266조의11 제1항의 ‘현장부재ㆍ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등 법률상ㆍ사실상의 주장을 한 때’라는 표현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현장부재ㆍ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과 관련하여 법률상ㆍ사실상의 주장을한 경우로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인의 증거개시의무위반의 효과로서 예외적 유보를 갖지 않는 증거신청권의 박탈은 자기에게 유리한 증거를 제출할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하여 부당하다. 따라서 증거신청권의 박탈 이외에 공판의 연기 등과 같은 경미한 대체수단이 모색될 필요가 있고, 법원의 피고인보호를 위한 후견적 입장에서의 직권에 의한 증거조사도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Abstract
The most formidable threat to rationality and fairness in the adversarial system comes not from restrictions on the exclusionary rule, or the erosion of due process constraints on prosecutorial excesses, but from the prosecutor's institutional role in controlling access to information relevant to a defendant's guilt, and the prosecutor's ability to withhold evidence that might prove a defendant's innocence. It is this power that most dramatically distorts the ability of the adversary system to function fairly and properly. Discovery is the process which a party obtains before information and other materials relevant to a pending lawsuit. Criminal Procedure Act amended on April 30, 2007 contains provisions about pre-trial discovery or disclosure of evidence. In this thesis, I pointed out that discovery or disclosure of evidence is required not only after the prosecution but also prior to the prosecution for the reinforcement of the right to defence of the accused and the counsel. The work product doctrine should not be admitted easily. Although it is admitted, it seems to be desirable that the work product doctrine should be restricted to the opinion work product of ABA Standards type. I think that reciprocal discovery should be permitted carefully and restrictively, considering the privilege against self-incrimination, and the right to be silent of the defendant, and the imbalance the accused and the prosecutor . According to the Criminal Procedure Revision Act, the defendant should disclose evidences at same degree of burdens that the prosecutor takes when he asserts alibi, loss of weakness of mind and body. The Act says that the violation of the duty leads the loss of the right to request an evidence at trial. This means a significant limitation on the right to silence. Therefore we must looking for more slight alternative sanctions like delay of trial. As Justice Brennan said, the interest of nations in a criminal prosecution is not that it shall win a case, but that justice shall be done. In this sense, pre-trial discovery is very important for the guarantee of the right of defense, ascertainment of truth, speedy trial, and so on.
- 발행기관:
- 사법발전재단
- 분류:
- 법정책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