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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아주법학2007.08 발행KCI 피인용 1

몽테스키외 - 자유주주의의 원형

The Archetype of Liberalism : Montesquieu

정태욱(아주대학교)

1권 2호, 190~204쪽

초록

먼저 심헌섭 선생의 고희 기념 논문집에 몽테스키외의 자유주의를 다루는 것에 대한간단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많은 이들이 심헌섭 선생과 몽테스키외를 연결시키는 발상에 낯설어 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필자에게 그 두 분은 지근거리에 있다. 우선 심선생은 주지하듯이 독일에서 유학을 하였지만, 애초에 그가 애착을 가진 쪽은 불어였으며 그동기는 바로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을 읽기 위한 것이었다는 말씀이 상기된다. 우리법철학계는 아직까지도 몽테스키외에 대한 어떤 변변한 연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인데, 심선생은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을 일찍이 초학 시절의 목표로 삼았던 것이다. 물론 이후 심선생이 몽테스키외의 연구를 얼마나 더 진척시켰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심선생이 근대의 입헌주의 전통에서 몽테스키외가 점하는 위상에 대해 정통하고 있었다는 점은 짐작 가는 바가 있는데, 수학시절 한 때 필자가 루소의 평등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주장을 높이자, 심선생은 루소의 사회계약론의 실제적 귀결은 몽테스키외식의 대의정부론과 입헌체제라며 그 설익은 견해를 견책한 바 있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 필자는 “루소의 망혼(亡魂)에 대한 맹세”를 하며 프랑스 혁명에 출정한 로베스피에르1)의 민중의 덕성과 평등의 공화국에 대한 열망에 압도되어, 대의제와 권력분립과 같이 절제를 미덕으로 삼는 몽테스키외의 자유주의 사상은 한낱 진부하게 여겼을 따름이었다. 더욱이 필자는 그 시절 우리 현실에서 정의에 대한 성마른 열정에 들떠, 심선생의 인식비판적 신중함과 절차탁마의 겸허함 또한 제대로 음미할 수준이 못되었으니, 그 가르침을 머리로는 들어도 가슴으로는 담지 못하였다. 하지만, 필자의 더듬거리는 사유는 그 동안 자유주의 덕목의 가치를 실감하고, 지금은 몽테스키외에 대하여 짧은글이나마 쓰려 하고 있으니, 돌이켜보면 그간 필자의 공부는 심선생의 법철학에 대한 음미의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2) 이제 다시 얘기해 보라면, 필자로서는 몽테스키외를 근대 자유주의의 원형으로, 심선생을 우리 현대사에서의 자유주의 법철학의 원형으로 부르고 싶다. 물론 몽테스키외의동서고금을 망라하는 박람강기와 심선생의 논리분석적 시종일관은 사뭇 다름이 사실이다. 그러나 쉼 없는 지적 탐구와 합리적인 사고, 진리와 정의에 대한 부동의 신념 그리고 자신의 논리의 한계를 인지하면서 그것을 진리 과정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는 지적성숙 등 두 분은 공히 자유주의적 지성을 전승하고 있음은 물론, 심선생의 법철학을 인식론적으로는 소극적 인식주의3), 가치론적으로는 인간다운 평화질서4), 종합적으로는‘과학적 인도주의’5)라고 할 때, 이는 전제(專制)화된 프랑스 절대주의의 무지와 편견에맞서 계몽과 합리성을, 그 전쟁지향성과 권력 남용에 맞서 평화와 입헌적 자유를 옹호하되, 대신 어떤 절대 진리와 이상 사회에 대한 열망은 접어둔, 몽테스키외의 자유주의적지향과 정확히 일치한다. 한편 이와 같은 자유주의의 재론은 법철학적 차원만이 아니라 우리 현실의 자유주의에 대한 재인식을 위하여도 쓸모가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우리 헌법의 핵심 원리이며, 사람들은 그것을 우리 헌정사의 자랑으로 삼고 있으나, 시장과 재산의 전제(專制)를 허용하는 신자유주의와 반북 친미의 전투적 보수주의가 우리자유주의의 실상이라면, 이는 자유주의의 고전(古典)과는 아주 이질적인 한국적 그 무엇일 따름이며, 따라서 이 시대의 전선(戰線)은 ‘반자유주의 투쟁’이기에 앞서 ‘자유주의를위한 투쟁’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발행기관:
법학연구소
DOI:
http://dx.doi.org/10.21589/ajlaw.2007.1.2.190
분류:
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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