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권자의 신청에 의한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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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홍(사법연수원)
61권 9호, 54~102쪽
초록
유치권은 타인의 물건이나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가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을 가지는 경우에 그 채권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목적물을 유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우리 민법은 이를 질권, 저당권과 함께 담보물권의 일종으로 규정하고 있다. 질권이나 저당권은 당사자에 의한 목적물 선택의 자유가 있고 목적물의 교환가치에 대한 지배권능을 가지면서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약정담보물권인 반면에, 유치권은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법률상 당연히 성립하나 목적물의 교환가치에 대한 지배권능이나 우선변제권은 없는 법정담보물권인 성질로 인하여 현행 법제상 인정되는 담보물권 중에서 그 효력이 가장 뒤떨어지는 불완전한 담보물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까닭으로 유치권자가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 다른 담보물권자, 즉 목적물의 교환가치에서 우선적으로 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되는 자의 신청에 의한 경매와는 현저하게 다른 성격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 민사집행법은 제274조에서 “유치권 등에 의한 경매”를 규정하면서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 대하여도 이를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의 예에 따라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그 절차를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타당할 지에 관하여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특히 매각조건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와 관련하여 일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와 같이 소멸주의로 정할 수 있는지, 아니면 이는 환가(현금화)를 위한 경매의 일종임을 들어 그 때문에 인수주의를 원칙으로 삼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그 동안 논의가 많이 되었고, 실무도 통일되지 아니한 점이 있었다. 이 문제는 완전히 이론적이기보다는 다분히 정책적인 면을 띠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관하여 대법원 2011. 6. 15.자 2010마1059 결정이 이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소멸주의에 의하되, 다만 집행법원이 부동산 위의 이해관계를 살펴 이와 달리 매각조건 변경결정을 통하여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지 않고 매수인으로 하여금 인수하도록 할 수 있다는 취지의 원칙적 소멸주의 입장을 선언하고 있다. 이는 그 동안의 실무의 혼선을 조화롭게 해결한 것으로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원칙적 소멸주의란 개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집행법원은 필요한 경우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지 않고 매수인으로 하여금 인수하게 하여 경매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 또한 판례의 입장이다.
- 발행기관:
- 사단법인 법조협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