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행위의 요건의 소송상 취급
오정후(서울대학교)
17권 3호, 53~81쪽
초록
소송행위의 요건은 당사자능력, 소송능력, 법정대리권, 소송대리권, 변론능력이다. 민사소송법 제87조에 따라 변호사만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는데, 이 조문은 문언상 변론능력이 아니고 소송대리인의 자격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이 조문이 소송대리인의 자격을 제한하는 것인지, 곧 변호사가 아니면 법원에 대한 소송행위 외에 다른 소송행위도 전혀 대리할 수 없게 하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변호사법이 법무법인 등이 변호사의 직무에 속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하는 이상 소송대리인의 변론능력에 관한 것임이 드러나도록 조문 문언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법무법인 등이 변호사가 아니어도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고 명시하는 방법도 있다. 법무법인 등은 변론능력이 없으니 법원에 대한 소송행위는 담당 변호사가 하여야 한다. 소송행위의 요건은 개별 소송행위의 적법요건 또는 효력요건이므로 이들의 흠을 이유로 소나 상소를 각하할 수 없다. 그런데 민사소송법은 법원이 당사자의 진술을 금지한 경우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으면 소나 상소를 각하할 수 있다고 한다. 변론능력의 흠은 소송요건이나 상소의 적법요건이 아니므로 소나 상소를 각하할 수 없다. 변호사강제절차인 집단소송과 단체소송에서도 변호사가 없으면 소나 상소를 각하하도록 하거나 소취하로 간주한다. 각하하도록 한 조문은 민사소송법과 같은 이유로 옳지 않고, 소송행위의 요건인 변론능력의 흠을 소송 전체의 종료 방식인 소취하와 연결짓는 것도 옳지 않다. 변리사는 변호사가 아니므로 소송대리인이 될 수 없다. 대법원은 변리사가 제기한 상고를 각하하였다. 원칙적으로는 변론능력의 흠을 이유로 상고를 각하할 수 없다. 무권대리인의 상고제기행위는 무효이니 하급심판결의 확정이 차단되지도 않고, 사건이 이심되지도 않는다. 상고심이 열리지도 않는 것이다. 그러나 소송행위의 요건을 조사하기 위하여서라도 상고심을 열어야 하는 경우라면 상고라는 소송행위의 각하로 심급을 종결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은 다른 판결에서 당사자의 의사능력 흠결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하였다. 의사능력을 소송능력과 마찬가지로 보아 보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무능력자도 민법상 행위능력자이므로 소송능력이 있다. 그리고 의사능력을 소송능력과 별도의 소송요건으로 볼 근거도 없다. 그러나 소송행위의 의미와 결과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행위가 효력이 있다고 보아 법원의 재판의 기초로 삼을 수 없으므로 의사능력은 소송행위의 요건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변호사가 당사자를 대리하였다. 대리에서 의사의 기준은 대리인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변호사가 한 소송행위에는 의사능력의 흠이 없다. 흠이 있는 것은 소송대리권의 수여이고, 이 사건에서 변호사의 소송행위는 무권대리인의 행위로서 무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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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학연구소
- 분류:
- 기타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