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불법행위법상 위험인수의 법리
Assumption of Risk in American Torts Law
엄동섭(서강대학교)
20권 3호, 791~830쪽
초록
<Abstract>Assumption of Risk in American Torts Law Dongsup Eom In American Torts Law, the doctrine of assumption of risk has an important meaning as one of the affirmative defenses to the negligence claim. In European Civil Law system, the corresponding concept – for example, ‘Handeln auf eigene Gefahr’ in German Law, ‘acception des risques’ in French Law – is generally acknowledged, although these concepts have restricted meaning compared to ‘assumption of risk’ in Anglo-American law system. Furthermore, Draft Common Frame of Reference(=DCFR) for Principles, Definitions and Model Rules of European Private Law recently proposed that ‘acting at own risk’ is to be prescribed as a defense in addition to the consent of the person suffering damage in the tort claims (DCFR VI-5:101). However in Korean Civil Law, the doctrine of assumption of risk has been scarcely considered and the specific problems such as the accident in sports game or in the dangerous area which could be regulated by the doctrine of assumption of risk or the corresponding concept have not been fully discussed. In these respects,this article aimed to introduce the doctrine of assumption of risk in American torts law and to compare this doctrine with the concept of ‘Handeln auf eigene Gefahr in German law. In addition, this article have an object to further the academic discussion with regard to these themes in Korea. The doctrine of assumption of risk has been developed into four categories:Express Assumption of Risk, Implied Primary Assumption of Risk, Implied Unreasonable Secondary Assumption of Risk and Implied Reasonable Secondary Assumption of Risk. Therefore this article surveyed these four categories separately and concluded that three categories are still recognized as an affirmative defense while the category of the Implied Unreasonable Secondary Assumption of Risk is merged into the doctrine of Comparative Negligence. On the other side, ‘Handeln auf eigene Gefahr’ in German law is a narrower concept than the doctrine of assumption of risk, because the concept does not connote the category of express assumption of risk. And the main area of ‘Handeln of eigene Gefahr’ such as the accident in free ride or sports game is now regulated by the traditional doctrine of German law. Therefore in Germany ‘Handeln auf eigene Gefahr has not developed into a separate doctrine. This article also considered the doctrine of assumption of risk in the viewpoint of Korean Civil Law and concluded that some categories of the assumption of risk have the corresponding doctrines in Korean Civil Law. However, the category of implied reasonable secondary assumption of risk and the fireman’s rule are not found in Korean Civil Law. Therefore these themes require further academic discussion between Korean scholars. Furthermore, unlike the legal problem of the accident in free ride, the problem of the accident in sports game is scarcely discussed in Korea. The doctrine of assumption of risk could give the useful reference to the future discussion on this problem in Korea.
Abstract
미국 불법행위법상 위험인수(Assumption of Risk)의 법리는 종래 과실불법행위 영역에서 기여과실(Contributory Negligence) 법리와 함께 독자적인 항변사유(Defense)로서의위치를 차지해 오고 있다. 그리고 대륙법권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개념 – 예컨대 독일의 ‘자기위험에 기초한 행위(Handeln auf eigene Gefahr)’ 개념, 프랑스의 ‘위험인수(acception des risques)’ 개념 – 이 비록 미국법상의 위험인수 법리에 비해 제한적인 의미를 갖지만 인정되고 있다. 나아가 최근 유럽사법 공통참조기준 초안(DCFR)은 ‘자기 위험에 기초한 행위(acting at own risk)’를 피해자의 승낙(consent)와 함께 불법행위의 항변사유로서 규정할것을 제안하고 있다. 반면 지금까지 국내 민법학 상으로는 위험인수 법리에 대한 검토 이전에, 미국이나 독일 등에서 종래 이 법리 또는 이에 상응하는 개념에 의해 규율되거나 논의되고 있는 개별적인 문제영역들 가운데 일부(예컨대 운동경기 중의 사고나 타인의 위험한 시설의 이용 등)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논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여기서 본고는 우선 미국 불법행위법상의 위험인수 법리 전반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어서종래 우리 민법학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온 독일 민법학상의 ‘자기 위험에 기초한 행위’ 개념을 위험인수 법리와 비교 검토하였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위험인수의 법리 및 이에 상응하는 ‘자기위험에 기초한 행위’ 개념이 우리 민법학에 시사하는 바를 결론으로서 제시하였다. 우선 미국법상의 위험인수의 법리는 종래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되었으며, 구체적으로는 성격을 달리하는 여러 유형(명시적 위험인수, 묵시적 1차적 위험인수, 불합리한 2차적 위험인수, 합리적 2차적 위험인수 등)으로 나뉘어 발전되어 왔다. 그리고 이 가운데서 불합리한 2차적위험인수 법리는 오늘날 비교과실 법리에 흡수되어가고 있지만, 나머지 유형은 미국 불법행위법상 여전히 독자적인 항변사유로서의 의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독일 민법학상의 자기위험에 기초한 행위라는 개념은 애당초 미국 불법행위법상 명시적 위험인수로 분류되는 영역(면책조항 또는 면책약관)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인수 법리에 비해 우선 그 포섭영역이 협소하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종래 자기위험에 기초한 행위의 문제로서 주로 다루어져온 호의동승과 운동경기 중의 사고는 각기 과실상계와(호의동승), 주의의무의 범위 문제(운동경기 중의 사고)라는 전통적인 법리에 따라 해결됨에 따라 자기위험에 기초한 행위 개념은 더 이상 독자적인 법리로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민법의 시각에서 미국법상의 위험인수 법리를 검토하면, 명시적 위험인수는우리 민법상 면책약관의 문제, 1차적 위험인수는 주의의무의 범위 문제, 불합리한 2차적 위험인수는 과실상계 법리와 일응 상응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법상의 합리적 2차적 위험인수 법리 및 fireman’s rule과 관련해서는 우리 법상 적절한 대응법리를 발견하기 힘들다. 따라서 예컨대 과속으로 달려오는 자동차 앞에서 놀고 있는 어린아이를 구하기 위해 다소 무모하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들다 다친 경우 전액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 및 그 경우에 적용가능한 법리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밖에 미국법상 fireman’s rule에 관한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소방관, 경찰관, 나아가 정신병동의 간호사 등은직무수행 중 제3자의 불법행위로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수 없는지 등에 대한 검토도 요구된다. 끝으로 미국 및 독일에서 위험인수의 법리 또는 자기위험에 기초한 행위의 주된 논의영역을 이루고 있는 호의동승 문제와 관련하여, 종래 우리 대법원은 일련의 판례를 통해 호의동승자에게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과실상계 법리가 적용되지만 단순히 동승한 사실 만으로 과실을 인정할 수는 없으며, 다만 운행의 목적, 호의동승자와 운행자와의 인적 관계, 피해자가 차량에 동승한 경위 특히 동승요구의 목적과 적극성 등의 제반사정에 비추어 가해자에게 일반의 교통사고와 같은 책임을 지우는 것이 신의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매우 불합리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배상책임을 감경할 사유로 삼을 수 있다는 일종의 판례법을 형성하고있다. 그리고 이러한 판례의 입장에 대한 찬반을 비롯하여 호의동승 문제에 대해서는 학설상으로도 이미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위험인수 또는 자기위험에 기초한 행위의또 다른 주된 논의영역을 이루고 있는 레저 활동이나 운동경기 중의 사고와 관련해서는 종래우리나라의 학설, 판례가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각종프로 스포츠 경기나 레저 활동이 활성화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이 분야의 논의가 시급히 요청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독일과 미국에서의 논의, 특히 예컨대 사소한 규칙위반이나 빈 볼 사례들에 대한 학설, 판례상의 논의들이 많은 시사점을 제공할 수있다고 생각한다.
- 발행기관:
- 한국사법학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