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권 남용행위의 유형분석에 따른 법률관계 재검토
A Restudy on the Juridical Relations according to the Typological Analysis of Agent Abuse
정상현(성균관대학교)
29권 1호, 243~290쪽
초록
대리행위의 성립요건과 유효요건이 모두 충족되었음에도 대리인의 대리권남용행위에 대하여 본인에 대한 효과귀속을 차단하는 법리가 ‘대리권 남용이론’(Die Lehre des Mißbrauches der Vertretungsmacht)이다. 이것은 대리인이 본인에게 효과를 귀속시킬 대리의사를 갖고 자신의 대리권 범위 내에서 대리행위를 하였으나, 그 속내가 본인이 아닌 대리인 자신 또는 상대방의 이익을 꾀하기 위한 것이고, 그러한 대리인의 배임적 의도를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는 본인에게 대리행위의 효과를 귀속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대리권이 없거나 그 범위를 넘은 무권대리(제135조)가 아니므로, 그 대리행위의 효과는 본인에게 귀속되어야 함에도, 상대방의 악의 또는 (중)과실을 근거로 본인에 대한 대리행위의 효과귀속 자체를 차단시키기 위한 법률구성이다. 대리권 남용이론은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는 대리인의 배임적 의도에 따른 대리행위의 효과를 본인에게 그대로 귀속시켜서는 안 된다는 우리 민법학계의 공통된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대리권 남용행위는 대리인이 배임적 의사를 갖고 본인을 위한 대리행위를 하면서 상대방과 배임행위를 공모 내지 결탁(Kollusion)한 경우와 그러한 공모나 결탁이 없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특히 후자에 관하여 대리권 남용행위를 통한 대리인의 배임행위와 그에 대한 상대방의 관여에 근거하여, 대리행위의 법적 효과를 본인에게 귀속시키지 않으려는 이론적 시도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법리개발의 필요성이 있는가에 대한 논의는 전혀 도외시 되었고, 나아가 대리제도의 특성이나 당사자 사이의 이해관계, 대리권 남용행위에 대한 관여자의 책임 정도, 다른 제도와의 관련성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은 채 정해진 결론을 위하여 제시된 근거들은 결국 합리적이고 적절한 결론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대리권 남용행위의 효과발생을 제한해야 하는 이유는 대리인이 본인의 신뢰를 배반하였다는 사실이 본질적이고, 대리인의 그러한 배신행위를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동조하였다는 사실이 그 다음 요인이며, 나아가 배신할 만한 대리인을 본인이 선임하였거나 지속적인 감독을 소홀히 한 사실 역시 요인 중의 하나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대리인, 상대방 그리고 본인 모두에게 다소 정도에 차이가 있는 책임요인이 있다면, 대리권 남용행위로 인한 법률관계는 이들 사이의 이해관계를 서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대리권 남용이론은 이들 관련자의 행위태양도 고려하지 않고 그에 따른 대리권 남용행위의 유형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본인에 대한 효과귀속의 차단, 즉 본인에게 효과를 귀속시킬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 전부 아니면 무(All or Nothing)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한편 대리권 남용행위 중에는 대리인의 배임행위를 공모하거나 선동, 교사함으로써 대리인 보다 적극적으로 가담한 상대방의 비난성이 중하게 고려되어야 할 유형도 있다. 이러한 유형의 대리권 남용행위는 본인에 대한 신뢰를 배반하고 그러한 배임행위에 상대방이 관여하는 구조를 지녔다는 점에서 부동산 이중매매와 유사하다. 부동산 이중매매에서 매도인의 배임행위는 대리인의 대리권 남용행위이고 제2매수인이 적극적으로 가담한 경우는 상대방이 대리인의 배임행위에 공모하는 것과 유사하므로, 이 경우 제2매매계약과 대리인의 대리권 남용행위는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해석해야 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판례는 이미 이러한 결론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반사회적 법률행위의 무효로 인한 불법원인급여의 적용이나 계약의 무효로 인한 신뢰이익의 배상책임 문제는 일반론과 달리 해석해야 할 것이다.
Abstract
Anders als bei der Überschreitung der Vertretungsmacht hält sich der Vertreter bei ihrem Mißbrauch im Rahmen der ihm erteilten Vertretungsmacht, beachtet jedoch nicht die ihm im Innenverhältnis zum Vertretenen für ihre Ausübung gezogenen Grenzen. Der Mißbrauch der Vertretungsmacht setzt voraus, daß die pflichtwidrige Nichtbeachtung der im Innenverhältnis bestehenden Bindung die Vertretungsmacht grundsätzlich unberührt läßt. Der vertretene trägt grundsätzlich das Risko eines pflichtwidrigen Verhaltens des Vertreters. Eine gesetzliche Regelung fehlt. Durch die Grundsätze über den Mißbrauch der Vertretungsmacht wird versucht, diese einseitige Riskobelastung im Rahmen einer sachgerechten Abwägung der Intressen des Geschäftsgegners und des Vertretenen unter Berücksichtigungren der beiderseits zurechenbaren Risken gerecht zu verteilen. Über dies Ziel besteht Einigkeit. Trotzdem sind die Auffassung im Einzelnen kontrovers und uneinheitlich. Unumstritten ist der Fall der Kollusion. Wenn Vertreter und Geschäftsgegner bewußt zum Nachteil des Vertretenen zusammenwirken, ist das Rechtsgeschäft gemäß §103 KBGB nichtig. Die Sittenwidrigkeit von kollusiven Zusatzabsprachen des Vertreters mit dem Geschäftsgegner, die hinter dem Rücken und zu Lasten des Vertretenen getroffen werden, wird in der Regel auch das Hauptgeschäft zwischen den Vertrasparteien erfassen. Vertreter und Geschäftspartner haften den Vertretenen jedenfalls gemäß §§750, 760 KBGB auf Schadensersatz, so daß einem Erfüllungsanspruch die Arglisteinrede entgegenstünde. Daneben kommen Ansprüche positiver Forderungsverletzung im Betracht.
- 발행기관:
- 법학연구원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