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법상 uti possidetis 법리의 근대 국제법에서의 원용 : 민족자결 원칙과의 경합을 중심으로
Uti possidetis doctrine in Modern International Law : In Conflict with the Self-determination Principle
홍기원(서울대학교)
28권 3호, 309~329쪽
초록
민족자결주의가 20세기초에 국제관계 정상화의 제일원리로서 부각되고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식민관계 청산의 주요 원리로서 제시됐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전후처리(戰後處理)와 탈식민화(脫植民化)의 과정에서 이 원칙에 의거해서 문제와 분쟁이 해결된 예를 찾아보기는 의외로 어려움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자결권이 국가의 차원에서든 개인의 차원에서든 법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양차대전의 혼란기에는 이 원칙의 법적 가치가 부각되기보다는 오히려 하나의 정치적 주장(political doctrine)으로 인식된 데에 기인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법논리의 외피를 입혀야 될 필요성을 잘 알고 있던 국제법 세계에서는 그 적용과 해법모색에 있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자결권의 법리 대신 19세기초 스페인과 포르투갈 간에 인용된 바 있는 uti possidetis 법리를 국제법의 일반적 원칙으로 승격시켜서는 각양각색의 영토분쟁을 이 법리에 따라 일률적으로 봉합하려는 경향성을 보여 왔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uti possidetis 법리는 현상유지의 편리함을 위해 정의(正義)를 도외시하게 만들어 왔다. 주권의 문제는 해당 영토에 식민지배 이전부터 살고 있던 사람들의 입장에서 다룰 때에만 그 개념에 충실한 해법을 도출할 수 있다. 따라서 탈식민화 과정과 독립국가 수립의 과정에서의 영토주권 회복의 문제는 일차적으로는 그 영토민의 입장에서 주체적으로 다루어져야지 식민지배의 유산을 불가불수용(不可不受容)의 질서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법리로써 일도양단(一刀兩斷)해서는 안 되었다. 이제 위에서 고찰한 바를 통해 대한제국에서 해방한국에로의 주권승계라고 하는 문제를 살펴볼 때에도 마찬가지의 접근을 취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국제관계를 지배하는 원리를 “질서의 원리”(principles of order)와 “정의의 원리”(principles of justice)로 나누어 볼 수 있다면, 고전적 의미에서의 주권에 결부된 갖가지 법원칙(상호불간섭, 영토보전 등)이 전자에 해당될 것이며 자결권이나 인권(개인이나 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국제사회 차원에서의 보호) 등은 후자에 해당될 것이다. 그런데 국제사회에서는 정치역학적 관점에서 전자의 원리가 우선시된다고 변명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도 위 두 가지 상이한 원리가 공존하고 길항하고 상호보완하는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러한 반성 위에서 최근 국제법 학계에서는 영토분쟁에 대한 해법을 도출함에 있어 지난 반세기 동안 당연시되어 왔던 uti possidetis 법리에 대한 수정적 접근을 제시하고 더 나아가 자결주의적 관점에서의 접근을 재도입함으로써 법리적으로 균형적인 해법을 도출해야 함을 강조하는 견해가 점점 강화되고 있음을 보았다. 남북문제의 해결, 독도의 영유권에 대한 국제적 확인, 소수민족으로 해외에 살고 있는 재외동포의 문제 등 한국이 해결해야 할 식민지배의 잔재는 도처에 산재해 있다. 본고는 위 고찰로부터의 결론으로서 한국의 주권문제는 향후 자결주의를 국제법의 일반적 원칙 중의 하나로 다시 자리매김함으로써 바람직한 해법이 모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는 바이다.
Abstract
After showing that the uti possidetis doctrine was originated from the practices of Roman praetors in private law cases, this article continues its legal history approach to trace the doctrine’s deployment in modern international law since the end of the seventeenth century. This survey shows that the application of the doctrine in a number of territorial disputes between countries was promoted in the context of the rise of imperialism at the cost of the right of self-determination of the peoples in colonies. The postbellum independence of the formerly-colonized countries did not succeed either to embed the self-determination principle as one of the judicial tests for settling frontier disputes in international adjudications, including the notorious case of Burkina Faso vs. Republic of Mali (1986). By summarizing the Pros and Cons arguments during the Quebec secession movement (1976-1998), this article suggests that the self-determination principle should be given more attention in international law to such a degree that it may restore its undisputable title and authority in law, private and international.
- 발행기관:
- 한양법학회
- 분류:
- 법해석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