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유산 중 비공개 정보의 상속성
Inheritance of Non-Public Information among Digital Heritage
양종찬(법무법인 청신)
22권 4호, 53~82쪽
초록
국내 대다수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들은 정보 주체의 사망시 상속인들에게 정보 주체가 정보통신망상에 생산·보관하였던 정보의 제공을 거부하는 이용방침을 고수하고 있는바, 이 같은 이용방침이 당연·포괄승계원칙을 기본으로 삼는 상속법에 부합하는 것인지 문제된다. 정보 주체가 남긴 정보 또는 이에 관한 권리가 상속인에게 당연히 승계되는 것이라면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들의 이용방침은 상속법에 반하는 부당한 조치라 볼 수 있다. 현재도 계속하여 생산되고 있는 디지털 정보의 방대함을 고려할 때, 정보 주체가 사망하며 남긴 이른바 디지털유산의 상속 문제에 관한 법리 정립이 시급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적 조치도 반드시 강구되어야 한다. 국회에서는 2010.부터 디지털유산의 상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수 차례 발의되었으나 모두 폐기되었고, 당해 법률 개정안들은 망자의 개인정보보호에 치중한 내용으로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있거나 특정한 정보 유형만을 적용대상으로 삼고 있어 디지털유산 전반의 상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제로서 충분하지 못하였다. 정보 주체가 남긴 각종의 정보들 중 특히 정보 주체가 생전에 공개하지 않고 남겨둔 정보, 즉 비공개 정보의 경우 상속 문제에 있어 더욱 큰 문제를 발생시킨다. 비공개 정보는 본질적으로 정보 주체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만이 그 내용을 알 수 있는바, 상속 대상인 정보의 내용과 존재를 알지 못하는 상속인들은 일정한 정보를 특정하여 제공을 요구할 수 없으므로 정보 주체가 남긴 모든 정보의 상속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정보에 대한 상속권자로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저작물에 해당하는 정보로서 상속인이 저작권의 상속을 주장할 수 있는 정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데, 상속인이 일정한 정보에 대한 저작권의 상속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일단 모든 정보를 살펴 그 중 저작물에 해당하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 어떠한 정보가 존재하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이러한 주장 자체가 애초부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 상황에 따라 그동안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 연구 중 상당 부분은 정보 주체가 남긴 정보를 민법상 물건의 개념에 포섭시켜 그 자체로서 상속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겠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민법상 물건의 개념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정보의 물건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제시되었으나, 유체물 또는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만을 물건으로 파악하는 현행 민법의 해석상, 배타적 지배가능성을 결여한 정보에 대하여 물건성을 인정할 수는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대신하여, 상속인은 정보 주체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와 체결하였던 서비스이용계약상의 당사자 지위를 포괄승계하였거나, 정보 주체가 보유하였던 채권적 권리로서 서비스 이용권을 상속받은 자이므로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정보 주체가 남긴 정보에 대한 접근과 제공을 요구할 수 있다고 봄이 더욱 타당하다. 단, 여기서 서비스 이용권은 정보 주체가 생산·보관하던 정보에 대한 이용권을 의미하며, 정보 주체가 사용하던 계정 정보의 이용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비공개 정보에 대한 정당한 이익을 보유하는 정보 주체와 그의 상속인은 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서비스 이용권에 대하여도 법률상 이익을 보유하는바, 서비스 이용권의 상속권을 부인하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이용방침은 정보주체와 상속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불공정한 약관으로서 무효로 봄이 타당하다. 그에 반하여 정보 주체의 계정 정보는 상속인의 계속 사용을 인정할 만한 별다른 실익이 없고, 각종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서비스 이용권과 달리 계정 정보 이용권의 경우 그 존속기한을 정보주체의 사망시까지로만 한정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위와 같은 계약당사자의 지위 또는 채권적 권리로서 서비스 이용권의 승계에 의한 상속인의 정보에 대한 권리 주장 가능성은 최근의 디지털유산과 관련한 독일연방대법원의 판시사항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독일연방대법원은 사망한 15세 딸의 부모가 SNS 운영자를 상대로 정보의 제공을 요구한 사안에서, 피상속인이 SNS 운영자와 체결하였던 이용계약상 지위는 당연히 상속인에게 이전하고 이러한 계약상 지위가 일신전속적인 것이라 볼 근거는 없다는 점에 기초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하 본 고에서는 독일연방대법원의 판결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하며 디지털유산 중 특히 문제되는 비공개 정보에 관한 상속법적 해결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증하고자 한다.
Abstract
It is questionable whether the policy that domestic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service providers refusing to provide information that subject was producing or storing to his inheritee upon the death fits the inheritance law. Considering the enormous amount of digital information that continues to increase even now, the issue of inheritance of digital heritage is urgently needed to establish a legal rule, and legislative measures must be taken to support it. Since 2010, the National Assembly has proposed amendments to the Act on Promotion of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Network Utilization and Information Protection, etc. to solve the problem of inheritance of digital heritage. However, the law was abolished. in fact, the law was limited in scope and focused on the protection of personal information. Among the information, non-public information is the biggest problem because the heirs do not know the content and existence of the information. If all non-public information is recognized as the subject of inheritance, the heir will be able to request the provision of all information. But otherwise, heirs would only be able to claim copyright and would not even know what the work is. According to this problem, various studies that Especially, focusing on the property of digital information have been conducted on the inheritance of digital information. On the other hand, there is an opinion that information is viewed as a kind of property, but information that does not have the possibility of exclusive control cannot be viewed as a property. Instead, It is reasonable that the heirs took over the status of parties to the contract or service use bond was inherited. Please note, The service use bond is the right to request access and provision of information, not the right to use the account. Since both the information subject and the heir have interests in the service use bond, denying inheritance is unfair and invalid. In contrast, the inheritance of account use rights may be denied. This argument is consistent with the recent ruling of the German Supreme Court. In case Beschl. v. 27.08.2020, Az. III ZB30/20, The court declaring that the status of the use contract that the heir had concluded with the SNS operator was transferred to the heir, and found that there was no basis to regard this contractual status as being exclusive. In the following, the above arguments will be described in detail, the rulings of the German Supreme Court will be introduced, and the direction for the inheritance legislation of digital heritage will be presented.
- 발행기관:
- 중앙법학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