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다움을 위한 또 하나의 변론: 자연종, 개념 공학, 피해자다움
Another Defence of Being Victim-like: Natural Kinds, Conceptual Engineering, and Being Victim-like
최성호(경희대학교)
62권 2호, 1~38쪽
초록
최근 한국 사회에서 성범죄 관련 분쟁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아마도 국민들 사이에서 인권이나 성평등에 대한 의식이 고취된 결과일 듯하다. 성범죄 관련 분쟁 중 일부는 온 국민의 주목을 받으며 언론지면을 장식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성범죄 사건의 경우 고소인과 피고인의 진술 이외에 딱히 명확한 물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성범죄 사건은 다른 유형의 사건과 비교해서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재구성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고 정평이 나 있다. 실체적 진실에 근거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이 사법 행정의 대원칙이라고 할 때 성범죄 사건의 경우 그 대원칙을 견지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객관적인 물증의 확보가 쉽지 않은 성범죄 사건을 어떻게 공정하고 정의롭게 판결할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찾는 것이 현시대 대한민국 사법부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감히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이전 문헌에서 [피해자다움] 개념이 이 중차대한 과제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본 논문은 이러한 필자의 제안에 대하여 일부에서 제기된 비판과 반론에 대한 응답이다. 핵심 논점은 필자가 제시한 바의 [피해자다움] 개념은 한국어 화자들이 일상적인 사고나 담화에서 ‘피해자다움’이라는 용어를 통하여 의미하는 개념이 아니라 재판에서 고소인 진술의 신빙성을 평가한다는 취지에 비춰 최적화된 내용을 갖도록 개념 공학적으로 개선된 개념이라는 것이다. 필자의 제안이 갖는 그러한 개념 공학적 성격을 숙지할 때 필자의 [피해자다움] 개념에 대하여 제기된 비판과 반론은 무력화된다는 것이 본 논문의 결론이다. 본문에서 상세히 설명하겠지만 개념 공학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특히 법학에서 상시적으로 수행되는 이론적 작업이라는 점에서 [피해자다움] 개념에 대한 필자의 개념 공학적 작업 역시 특별히 새로운 것이 아니다. 다만 본 논문은 일군의 과학자나 철학자들이 수행한 개념 공학적 연구의 사례들을 소개하고 나아가 개념 공학의 일반적인 성격을 명시적으로 밝힘으로써 [피해자다움] 개념에 대한 논란을 이론적으로 좀 더 명료하게 사고하고 토론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할 것이다.
Abstract
It is well-known that legal cases involving sex crimes have surged in the Korean society lately. That is probably because the Koreans now have more enhanced consciousness about human rights and gender equality than before. But legal cases involving sex crimes are distinctive in that since they are generally committed in a very private space, there is no hard evidence for determining what really happened between the plaintiff and defender at the time concerned. The utmost value to be upheld by all judiciary branches is unquestionably that the final decision must be made on the basis of truth, or at least, perceived truth. So I believe that the biggest challenge facing the Korean judiciary branch is to give a clear guidance as to how to handle cases involving sex crimes in a just and fair manner. In this regard, I elsewhere proposed that the concept of [피해자다움], when carefully articulated and understood, can play an instrumental role in meeting the challenge. Since the proposal was published, however, some objections and criticisms have been raised. This paper aims to prove them wrong.
- 발행기관:
- 법학연구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