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용역계약의 해제⋅해지와 보수의 정산 법리 - 대상판결 : 대법원 2023. 3. 30. 선고 2022다289174 판결 -
The Legal Principles of Settlement of Fees in Termination and Cancellation of Technology Service Contracts
왕지은(고려대학교;㈜아주); 김제완(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36권 3호, 211~255쪽
초록
과학기술을 응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술 산업 분야’ 사업들이 활발히 전개되며 우리의 삶이 편리해지고, 경제⋅사회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이때 기술분야 업무는 전문 기술자가 그 수요자에게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수행되어야 하는 성질의 것이 대부분이어서 관련 사업 추진시 고가의 보수를 대가로 하는 ‘기술용역계약’이 다수 체결된다. 그런데 실무상 용역 결과가 발주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용역업무가 중단된 채로 계약이 종료되어 보수의 정산 분쟁이 자주 발생한다. 대상 판결도 이와 같은 분쟁에 관한 사건이다. 원⋅피고가 ‘도시개발사업’에 관련된 기술용역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용역업무자(피고)가 성과품 제공 의무를 다하지 않자 용역의뢰인(원고)이 계약 해제를 통보하고 타 회사와 별도의 ‘도시개발사업 조사설계업무’ 기술용역계약을 체결한 뒤 그 성과물로 행정청에 관련 제안서를 제출한 사안에서 용역업무자가 일부 수행한 업무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는지 문제 되었다. 대법원은 대상 계약을 도급계약이라고 보고 일의 완성이 없어 보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였는데, 도급업무 미완성 시의 보수 정산에 관한 예외적 요건을 설시하면서도 대상 사안은 이에 해당이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판례의 법리는 계약이 중도 해지된 경우 해지 시까지의 사건 처리 경과나 난이도 등을 고려하여 보수를 정산하도록 하는 소송위임계약 등 여타 전문업무의 경우와도 큰 차이가 있으며, 결과적으로 용역업무자 (판례의 판단에 따르면 수급인)가 일을 수행하고도 보수를 전혀 받을 수 없게 되어 과도한 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에 본고는 판례에 대한 비판적 견지에서, 기술용역계약에 관한 실무상의 업무 관행과 관련 제도를 바탕으로 그 법적 성격을 파악하고 그 중도 해소 시의 보수 지급 및 정산 법리를 살피고자 하였다. 먼저, 작업수행 내용에 따라 기술용역계약을 ‘위임형 기술용역계약’, ‘도급형 기술용역계약’, ‘위임과 도급의 혼합형계약’으로 분류하였다. 또한, 기술용역계약의 구체적 법률관계의 규명은 위임과 도급의 구별에서 시작되는 바, 본고는 당사자 간 신임관계, 계약의 목적, 그리고 업무의 전문성을 기준으로 위임과 도급의 차이를 정리했다. 이를 토대로 볼 때 대상 계약은 계약명과 달리 주민제안서 접수 등 업무까지 그 내용으로 하므로, 각종 조사, 영향성 검토, 설계 등 업무에 관한 도급계약과 ‘사업 승인이 될 수 있도록 수임인이 사무를 처리하는 것’을 계약의 목적으로 하는 위임계약의 혼합계약이다. ‘혼합계약’의 보수에 대한 판단은 각 업무별 개별적인 수행 정도와 계약법적 성질을 토대로 이루어져야 하는 바, 대상 계약의 도급성 업무들과 위임성 업무들에 대해 각 계약의 보수정산 법리를 적용하였다. 먼저, 판례는 도급계약 중도 해제시 ‘원상회복이 중대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이 초래되고, 완성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된다면’ 기완성 부분에 대한 일부 보수를 인정한다. 그런데 용역의뢰인이 이미 타 업체와 계약체결을 하였으므로 대상 계약의 산림조사서 작성, 산지재해성 검토 등 업무가 일부 완성되었더라도 이에 따른 용역의뢰인의 이익이 없어 일부 보수는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위임계약은 중도 해지시 업무 경과와 난이도 등을 고려하여 비율 보수 정산이 가능하지만, 제안서 접수 등 업무는 엔지니어 2-3인 정도가 해당 지역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서류를 작성하여 진행할 수 있는 업무로서 난이도나 노력의 정도가 그리 높지 않고, 위임사무의 핵심적인 부분이라 보기 어려워 일부 보수는 인정할 수 없다. 이처럼 대상계약을 혼합형 기술용역계약으로 보더라도 보수 정산에 관한 판례와 결론은 동일하다. 그러나 하나의 계약명으로 묶여있는 수개의 계약을 나누어 법적성질에 따른 보수 정산의 예외적 요건을 판단하면, 보다 정치하게 사실관계를 포섭함으로써 합리적 보수정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한편, 영미법계에서는 건축도급, 건축설계용역 등 계약에서 ‘실질적 이행’이라는 법리와 그것이 반영된 표준계약서를 활용하여 보수 정산의 유연성을 확보한다. 또한, 부동산중개계약 계약서에 holdover provision 조항을 두어 미완성된 위임업무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보수 정산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비교법적 검토를 진행한 바, 보다 심도 있는 후속연구를 전제로 우리나라의 관련 표준계약서 구성에 활용될 수 있다. 본고의 논의들이 기술용역계약의 중도 해제⋅해지시의 합리적인 보수정산에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Abstract
Since the work in the technology sector is often of a nature that requires skilled technicians to provide labor to the client, "technology service contracts" are commonly concluded stipulating high fees as compensation for the work performed. In practice, disputes frequently arise over how to settle such high fees when the service results do not meet the client's expectations or when the service work is not terminated, but the contract concludes. The target case also pertains to a dispute of this nature. "technology service contract" for city development project was terminated because of provider’s default and the other party entered into a separate "technology service contract“ with another company. After submitting the resulting proposal to the relevant administrative authority, the service provider claimed compensation for the work partially performed. The Supreme Court viewed the contract as a service contract and held that since the work was incomplete, compensation could not be recognized. However, this conclusion is quite differ from the case of litigation or delegation contracts, where fees are settled by considering the difficulty of the case or progress up to the point of termination. Therefore, this paper aimed to critically examine the case. Firstly, this paper categorized the legal characteristics of technology service contracts into 3 categories and explored the principles of fee payment and settlement in cases of early termination. Furthermore, this paper distinguished between mandate and contract for work with 3 points. The target contract should be seen as a mixed contract combining contract for work and a mandate contract. The fee settlement for a "mixed contract" should be based on the legal nature of the contract. Regarding to case law about contact for work, the client had already contracted with another company, there was no benefit to the client from the partially completed work, and thus partial compensation could not be recognized. Additionally, regarding to case law about mandate contracts, the task in target case was relatively simple tasks that could be handled by two or three engineers. So partial compensation cannot be recognized. Meanwhile, this paper examined American contract law and related standard contract form and provision from a comparative legal perspective. It is hoped that the discussions in this paper will contribute to the reasonable settlement of compensation in the event of mid-term termination or cancellation of a technology service contract.
- 발행기관:
- 법학연구원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