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를 요하는 신고에서 신고를 하는 자가 아닌 제3자의 보호 ― 일본의 신고제 운용과 비교를 겸하여 ―
Legal Categorization of ‘Notification Receipt’ for Protecting Third Parties Who Did Not Submit Notification — A Comparative Analysis of Notification in the Administrative Procedure Acts of Japan and Korea —
서누리(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
53권 1호, 391~423쪽
초록
우리나라에서는 신고를 본래적 의미의 자기완결적 신고와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분류해 왔다. 그러나 수리를 요하는 신고에 대하여는 신고제와 허가제의 이론적 구분을 무너트리는 개념이라는 비판이 존재한다. 수리는 요하는 신고는 행정청의 수리는 행위의 개입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사인의 공법행위인 신고보다는 허가에 가까운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학계에서 행해지는 비판과는 별개로 2021년 제정된 행정기본법 제38조는 수리를 요하는 신고를 정하여 그 행위 유형을 명시하기에 이르러, 독립된 하나의 행정청의 행위유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본고에서는 한국에서 수리를 요하는 신고라는 개념이 필요해진 이유에 대하여 분석한다. 수리를 요하는 신고의 중요 판례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수리를 요하는 신고가 활용되고 있는 유형을 ① 신고를 하는 자가 아닌 제3자 혹은 이해관계인의 권익 보호 ② 헌법상의 권리와 결부되어 허가제를 취할 수 없는 경우로 분류하여 검토하였다. ①신고에 있어서 신고를 한 자의 신고의 내용대로 효력이 발생한다고 하면, 신고의 상대방이 아닌 제3자 혹은 이해관계인에게 가혹한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납골당설치 신고’에 있어서 납골당이 설치될 곳의 근방에 거주하는 주민의 입장에서는 주거환경의 변화가 수반됨에도 불구하고, 신고제를 채택하고 있는 이상 인근주민에게 의견을 개진할 기회도 부여되지 않는다. 이러한 경우 대법원은 해당 신고를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해석한다. 수리의 처분성을 인정하는 것도 제3자 혹은 이해관계인에게 쟁송의 기회를 열어주기 위함이라 해석된다. ②대한민국헌법 제21조 제2항은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결사의 자유가 노동의 영역에서 구체화된 것이 노동자의 단결권이라 보기 때문에 헌법상의 제한에 말미암아 노동조합설립에 있어서는 신고제를 취해야만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러나 현행법제도는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의 요구하는 실질적인 요건이 부과되어 있다. 이에 노동조합설립신고에 대하여 수리를 요하는 신고라고 하여 행정청의 심사 및 개입이 인정되지만 일응 신고로서의 성격을 유지하고 있다. 신고라는 명칭을 지니고 있어도 신고제의 양상은 다양하다. 이를 참조하기 위하여 일본의 입법례를 소개한다. 일본에서는 법령에 신고라도 되어 있어도 그 문언에 구애되지 않고 신청, 즉 허가제로 해석한다. 신고의 다양한 양상에 대한 예로 변경⚳폐지명령부 신고와 공적 인증이라는 사실상의 효과를 회피하기 위하여 신고제를 채택하는 입법례를 소개하였다. 일본에서는 법령에 신고라고 되어 있어도 그 실질이 신청에 부합한다면 신청으로 해석, 허가제로 본다. 반면, 한국에서는 신고제와 허가제의 구분에 있어 입법자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허가로 해석하는 것이 구체적 타당성이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경우에, 일응 신고의 성격이 유지되는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보고 있다. 이러한 신고제와 허가제에 대한 이분적 접근의 형성 배경으로 본고에서는 헌법 제21조 제2항 및 관련 판례를 지목한다. 해당 조항은 민주화 후에 개정된 현행헌법에서 처음 규정되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21조 제2항의 언론과 출판에 대한 허가와 검열금지 및 집회와 결사의 허가금지에 대하여 신고주의라는 해석을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헌법 제21조 제2항과 동조동항의 해석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례의 영향으로 신고제와 허가제에는 본질적 차이가 있고, 질적으로 다르다는 관념이 한국의 법학계에서는 강하게 자리잡았다고 생각된다. 다만 본고에서는 신고제가 항상 자유의 확장에 기여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한다.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신고제는 허가제보다 약한 규제이고, 자유의 확장에 기여하는 법제도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신고에 있어서 신고를 하는 자뿐만 아니라 제3자 및 이해관계인도 시야에 넣는다면, 허가제와 비교하여 신고제가 항상 자유의 확장에 기여하는 제도라고 할 수 없다. 규제대상행위가 행정청과 신고를 하는 자 사이의 2면 관계가 주로 상정되는 경우라면 신고제는 자유의 확장에 기여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허가제에서 신고제로의 이행은 규제완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신고를 하는 자 외에 신고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 자가 존재하고, 그 영향을 받는 자의 법익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신고제의 채택은 항상 자유의 확장에 기여하는 제도라고 할 수 없다. 이 경우 신고제의 채택은 신고에 의해 영향을 받는 제3자 혹은 이해관계인에게는 신고의 효력을 일방적으로 감수해야 한다는 희생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발행기관:
- 한국공법학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