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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법과사회2025.02 발행

가족돌봄 근로자에 대한 사업주의 배려의무와 돌봄자 차별(Caregiver Discrimination) : 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19두59349 판결을 중심으로

Employers' Duty of Care towards Workers with Family Responsibilities and the Issue of Caregiver Discrimination : Focusing on the Supreme Court's 2019Du59349

김선화(서울가정법원(판사))

78호, 135~195쪽

초록

최근 우리 대법원은 자녀 양육의 부담으로 발생하는 근무상 어려움을 육아기 근로자 개인이 전적으로 감당해야 한다고 볼 수는 없고 사업주는 육아기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기 위한 배려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19두59349 판결, 이하 ‘대상판결’). 위 판결은 그동안 실무에서 큰 규범력을 가지지 못했던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5를 근거로 사업주의 배려의무를 명시적으로 도출한 최초의 판결로서 의미가 있다. 대상판결은 돌봄부담의 성별・계층 간 편차와 관련한 구조적 현실에 터잡아 돌봄의 공적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토대로 사용자의 수습평가 결과를 비판적으로 해석함으로써 경직된 근태관리가 돌봄근로자에게 미치는 불이익한 효과를 규명하였다. 무단결근으로 평가된 행위로 근태불량을 탓하기보다는 근무시간 재배치나 유예기간 부여와 같은 대안적・절충적 조치를 통해 충돌 상황을 방지할 수 있었던 사용자의 부작위 혹은 주의의무 불이행에 더 규범적인 반가치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상판결은 이처럼 부정적으로 평가된 행위태양 이면에 있는 돌봄근로자의 자녀양육과 관련한 실천적 딜레마를 포착함으로써 이것이 실질적으로는 객관적 업무수행능력과 무관한 돌봄자 차별의 문제임을 시사하고 있다. 한편 대상판결이 설시한 ‘배려의무’의 법적 성격이 무엇인지와 관련하여, 이를 일부 근로자의 특수한 필요에 상응하는 개별적 편의제공의 문제를 넘어 보편적 노동자의 사안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근로자가 부담하는 돌봄책임을 예외적 상황이 아닌 모든 노동자의 보편적 사안으로 수용한다면, 돌봄근로자가 직장에서 당하는 불이익은 가족돌봄 책임을 지는 근로자에 대한 고정관념에 기초한 것으로서 차별의 일종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근로자의 돌봄책임에 대한 사용자의 수용을 개별화된 편의제공이나 시혜적인 적극적 조치가 아닌 차별법리의 틀 속에 위치시킬 때, 대상판결에서 설시한 ‘배려의무’는 반차별 규범의 일부를 구성하는 수용의무로 해석될 수 있고, 그렇다면 대상판결은 이른바 ‘돌봄자 차별(caregiver discrimination)’을 독자적 유형의 차별로 정립할 수 있는 해석론의 토대를 제시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본고는 ‘돌봄자 차별’을 독자적 유형의 차별범주로 인정하는 것의 의미와 실익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제시한다. 첫 번째로, 돌봄자 차별 개념을 독자적인 차별유형으로 인정할 경우 비교대상 집단에 대한 증거가 없어도 차별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문제된 불이익조치가 당해 근로자가 돌봄책임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파생된 고정관념에 기초한 것인지를 고려하여 차별의 존부 판단에 나아가면 충분하다. 두 번째로, 돌봄자 차별 개념은 돌봄책임을 지는 근로자가 그렇지 않은 근로자에 비해 업무에의 헌신도나 역량이 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가정이 차별적인 고정관념이라는 것을 분명히 함으로써 과거에는 차별이라는 인식 없이 자행되던 고용환경에서의 상호작용과 관행을 변화시키는 규범력을 가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돌봄자 차별을 인정하는 것은 돌봄책임이 성별에 따라 불평등하게 분배되어 있는 현실을 수용하면서도 이를 교정하는 기제가 될 수 있다. 돌봄근로자에 대한 차별은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성역할에 관한 ‘젠더차별’에 해당한다. 돌봄책임이 여성에게 전속된 역할이라는 바로 그 고정관념에 대응하여 돌봄근로자에 대한 불이익조치를 차별로 규율하기 위해서는 성별이 아닌, 돌봄자라는 지위를 독자적인 차별의 요소로 삼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돌봄자 차별 개념의 도입은 돌봄책임을 지는 근로자들의 직장 내 불이익을 개인의 자발적 선택이나 무능력의 결과가 아닌, 구조적인 차별의 결과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기업과 사용자에게 일터의 표준적인 규범과 구조를 변환하고 돌봄책임을 수용할 구체적인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Abstract

Recently, the Korean Supreme Court ruled that work difficulties due to the burden of childcare should not be borne entirely by individual workers, and that employers have a duty to consider supporting childcare workers' work-life balance(Korean Supreme Court, 2019Du59349). The above decision is significant in that it is the first decision to explicitly derive an employer's duty of care under Article 19-5 of the Equal Employment Opportunity Act, which has not had much normative force in practice. This study examines the implications of the decision from three perspectives. First, the decision recognised the public value of care based on the structural reality of gender and class differences, and identified the negative effects of rigid attendance management on care workers by critically interpreting the results of the employer's evaluation. Secondly, in terms of the specific meaning of the ‘duty of care’ as set out in the judgment, it can be understood as a ‘duty of accommodation’ as part of the anti-discrimination norm. This implies that the structures of the workplace should be redefined on the basis of the caregiver's lifestyle. The employer's accommodation of family responsibilities can be understood as the realisation of the right not to be discriminated against, which goes beyond benevolent measures. Third, I propose the need to recognise ‘caregiver discrimination’ as a distinct form of discrimination and its merits in terms of theory and institutional improvement. As a basis for comparative legal review, I examine the EEOC's Guildeline regarding Workers with Caregiving Responsibilities in the United States and the City of San Francisco's Family Friendly Workplace Ordinance.

발행기관:
법과사회이론학회
분류:
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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