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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법철학연구2025.08 발행

법의 부재 개념에 관한 소고

A study on the Concept of Absence of Law

강우예(한국해양대학교)

28권 2호, 285~323쪽

초록

본고에서는, 법에 있어서 무(無) 혹은 비존재라는 매우 낯선 개념을 다루고자 한다. 나아가, 법의 개념적 기준과 근거의 부재를 배경으로 하여 펼쳐지는 무한의 의미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자 한다. 법적 개념은 그에 대한 의미 확정을 아무리 견고하고 정치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불변의 상태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법적 기준의 고정된 개념 정의에 맞서는 새로운 사안은 결코 소진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의 개념적 의미는 필연적으로 빈 공간을 자신 안에 예정해 놓을 수밖에 없다. 이 법의 부재, 혹은 무와 비존재의 직접적인 표현인 법의 흠결은 켈젠의 주장과는 달리 만연해 있다. 실제, 법의 흠결은 실정법에 문제되는 법적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 이상이다. 무엇보다, 매우 정치하게 정의되고 구축된 법적 기준이라고 할지라도 그 외연은 새로운 사실관계에 늘 개방되어 있고 따라서 비어있다. 사실, 고도로 일반화된 기준들은 의도된 명시적 법의 흠결이다. 정의 개념 역시 그 내용이 완결되어 있지 않고 비어 있다. 개념의 극한에 이르게 되면 보편성은 개별적 타당성과 차이가 없게 된다. 개별적 정의라는 무한의 개념은 법의 흠결을 창출하는 주된 요인이자 원동력이다. 법적 개념은 존재론적으로 빈틈을 노출하게 되어 있다. 끊임없이 나타나는 법의 부재 상태는 무한의 의존과 자기참조를 만들어 낸다. 법적 기준이 완결되어 있지 않다면 새로운 사안에 있어 법적 판단과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다. 법적 기준이 의존하는 법적 근거 역시 완전한 최종안을 제시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법적 정당성은 항상 정형적인 기준에만 의존할 수 없다. 법적 개념의 유형적 형태는 쉽게 변화하여 개별적 사안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법의 존재 상태가 부재 상태를 만나는 것은 숙명이다. 전체 법질서에 대한 응시는 법의 부재 상태까지 포함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본고가 의도하는 것은 법의 개념적 기준의 무의미성이나 불필요성이 아니다. 법이 개념적 기준에 의존하여 그 형상을 드러내는 것은 불가피하다. 거의 대부분의 법적 방법은 정형적 기준에서 크게 멀어질 수 없으며 법적 쟁점은 분명한 개념에 바탕을 두고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전경(前景)이 되는 법의 존재론적 형상은 그 배경(背景)이 되는 여백을 완전히 지울 수 없으며 오히려 상호작용하는 관계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나아가, 법의 부재를 사고의 중요한 계기로 의식했을 때 더 예리하고 작동가능한 개념적 기준을 구축할 수 있다고 믿는다. 간혹 법적 기준이 여러 개별적 사안들에 부딪히며 녹아내려 그 분명한 형상을 찾기 힘들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지성적 접근법의 출발이 법의 부재 개념에 관한 사고라고 보는 것이다. 개념적 지성의 한계지점을 알아채는 것이 지성적 합리성 유지의 기초적 조건이다.

Abstract

This article deals with the unfamiliar concept of absence, non-existence of law. Furthermore, this article talks about infinity based on absence, non-existence of legal standard and legal ground. A legal concept cannot remain unchanged though it fills with itself in a highly detailed and firm form. Therefore, a conceptual meaning of a law necessarily presupposes an empty space in itself. This state of law is widespread in spite of Kelsen’s argument for flawlessness of a law. The idea of gap of law goes much beyond the meaning that a legal standard in a codified law does not exist. a legal standard that is defined and constructed in detail, is still open to new facts and thus is empty in a sense. In fact, a general standard of law is a kind of intended and explicit gap. The concept of justice is not completed and thus empty. The concept of individualized justice is a power engine of producing gaps of law. As a matter of ontology, a legal standard must reveal an empty gap that makes an infinite reliance among legal concepts and standards and a self-reference. Nonetheless, this paper does not intend to chop out the meaninglessness or needlessness of conceptual legal standards. It is inevitable for a law to show up its own form based on a conceptual standard. The ontological form of law cannot perfectly erase a blank page around it. Moreover, when conscious of absence of law, the sharpened construction of conceptual legal standards can appear more effectively. Understanding the limit of conceptual intelligence will be even helpful to keep intellectual reasonableness.

발행기관:
한국법철학회
분류:
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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