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상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 적용범위의 헌법적 타당성 검토
A Study of the Constitutional Validity of the Scope of the Reasonable Accommodation Duty in Employment
송은희(이화여자대학교 법학연구소)
54권 3호, 193~220쪽
초록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은 2008년 제정 이래 현재까지 30인 미만의 근로자가 일하는 사업장에 대해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를 적용하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전체 임금근로자의 약 50%가 일하고 있으며, 산업재해 발생률이 높은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인 근로자는 사용자에 대해 편의제공을 요청할 수 없다. 이러한 법적 상태가 헌법적으로 타당한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이 논문에서는 고용상 편의제공 의무의 규범 구조를 세계 각국의 장애차별금지법 제정에 영향을 미친 미국장애인법, EU 고용평등지침, UN 장애인권리협약을 바탕으로 검토하였다. 검토 결과 변화된 장애 개념을 기반으로 고용 영역에서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고자 도입된 편의제공 의무는 특정 상황에서 필요한 경우에 제공되는 ‘반응적 의무’라는 점에서 유연성이 있고, 무조건적으로 이행되어야 하는 의무가 아니라 사용자의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된 ‘조건적 의무’라는 특징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의무의 성격을 반영해 상당수의 국가들이 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선제적으로 편의제공 의무 적용을 면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업장에 의무를 적용한 후 그 사업장이 의무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 과도하거나 불비례적인 부담을 가지는지 판단한다. 설사 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의무 적용 여부를 판단하더라도 우리나라보다는 낮은 기준을 가지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 규정된 고용 영역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은 실질적 평등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자, 장애를 가진 채용 지원자나 장애인 근로자의 노동시장 참여와 고용유지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평등권과 근로의 권리 실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논문에서 문제로 삼고 있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은 두 권리의 실현에 적합하게 규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가 가진 성격 그리고 국가의 지원 제도 등을 살펴보았을 때 의무 수행으로 인한 사업자의 부담은 여러 측면에서 조정・경감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행 규정은 합리적 이유가 있는 불가피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편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의 성격상 사용자의 부담은 충분히 고려되어 편의제공 여부가 결정되는 데에 비해 장애인 근로자는 편의를 제공받지 못할 경우 종국적으로는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와 근로자의 이익이 조화와 균형을 유지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입법형성의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현행 규정은 근로의 권리의 보장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고용 영역에서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를 적용하는 사업장의 범위를 개정하는 법적 논의가 시급히 필요해 보인다.
Abstract
The Enforcement Decree of the Act on the Prohibition of Discrimination against Persons with Disabilities excludes workplaces with fewer than 30 employees from the duty to provide reasonable accommodation, leaving many workers with disabilities without access to such measures. This paper analyzes the normative structure of the accommodation duty under the 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 (ADA), the EU Equality Treatment Directive(2000/78/EC), and the UN Convention on the Rights of Persons with Disabilities, and examines the constitutionality of the current Enforcement Decree on that basis. The analysis shows that the accommodation duty is reactive and conditional. Accordingly, most jurisdictions do not preemptively exclude workplaces based on workforce size, but instead apply the obligation generally and assess compliance through the concept of “undue burden.” Because reasonable accommodation is essential to achieving substantive equality and realizing the rights to equality and work, the current Enforcement Decree fails to provide adequate protection. Given the nature of the obligation to provide reasonable accommodations and the availability of state support mechanisms to mitigate employer burdens, urgent legislative reform is required to expand the scope of workplaces subject to this obligation.
- 발행기관:
- 한국공법학회
- 분류:
- 법학